옛 직장 동료 후배가 오랜만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최근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 뭔가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나 보다. 후배가 다녔던 정든 직장도, 새로 이직한 직장의 분위기도 과거 경험을 토대로 충분히 비교, 평가할 수 있는 나로서는 대략 후배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었다. 다만, 이직하기 전에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직을 왜 하는가?
직장인들이 이직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난해 채용 전문 회사 사람인의 조사(기업 538개 대상, 퇴사율과 퇴사 이유, 2021. 9월 기준)에 의하면 대략 7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1순위. 평가, 보상에 대한 불만(21.4%)
2순위. 사회적 명망과 규모가 더 큰 회사로 이직(17.7%)
3순위.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14.5%)
4순위. 성장 가능성, 비전이 없어서(14.5%)
5순위. 팀장, 동료 등 관계 문제(6%)
6순위. 잦은 야근, 회식 등 근무 환경 열악(4%)
7순위. 커리어 등 성장 가능성이 낮아서(3.7%)
8순위. 기타(6.6%)
후배를 막상 만나고 보니, 자신이 왜 이직하려 했는지에 대한 뚜렷한 사유가 없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이직 사유를 빗대어 후배의 이직 사유를 유추해 보면 아마 '좀 더 나은 보상'과 '좀 더 나은 명망이 있는 회사'에 대한 기대로 변화를 꽤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외의 이유는 후배에게 해당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후배는 성격도 좋고 동료와의 관계도 좋고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잘 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후배의 옛 직장은 근무환경이 자율적이고 편안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고용의 안정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오히려 남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곳에서 후배는 왜 굳이 이직하려고 했을까? 게다가 상대적으로 이직한 곳보다 명망이 높은 직장인데 말이다.
즉, 후배는 '좀 더 나은 보상'에 대한 욕구 때문에 이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직한 곳의 보상체계가 공고와는 다르게 입사 후 제시된 연봉은 후배의 예상을 빗나가버렸다. 더 낮은 임금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지점이 후배의 불만과 불안을 자극한 것 같았다.
그것은 굳이 살피지 않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인데, 왜 그것을 놓쳤을까 조금 안타까웠다. 즉, 상대적으로 명망이 낮은 곳은 상대적으로 연봉체계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것은 후배가 자신이 속해 있던 전 직장에 대한 이해와 객관적 평가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분명 후배는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